교우 여러분 안녕하신지요?
인사드립니다.
최봉림 베로니까수녀입니다.
수유동 본당에 온 지 한 달이 지납니다.
매일 새벽이면 마주하는 광경이 있습니다. 성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십자가의길기도를 하시는 교우분들의 모습입니다. 제일 가까이 사는데도 저는 일등으로 들어서 본 적이 없습니다. 늘 10위권 밖이라 어느 분이 제일 먼저 오시는지 모릅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다만 알 수 있는 것은 성당을 들어서는 교우분들의 발걸음에 ‘설레임’이 묻어있다는 것입니다. 그건 그저 습관이 아닐테니까요. 영원한 생명을 품은 이들의 설레임, 등잔 속에 기름도 담아 신랑을 맞이하는 슬기로운 처녀들의 설레임이겠지요.
그리고 미사를 마치면 너른 계단을 내려와 첫번째로는 성모동굴을 향해, 두번째로는 신부님들께, 그리고 세번째로 수도자들에게 인사해주십니다. 은은하게 소심하게 대범하게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말입니다. 저도 은은하게 소심하게 대범하게 행복한 하루를 보내시라고 답해드립니다.
하루를 교우분들과 함께 시작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최 베로니까 수녀 올림